[ 목차 ]
예술에 대한 여러 생각을 갖게 하다
1층에 전세를 놓은 모네 작품
오랑주리 미술관에서 가장 유명한 건 모네의 <수련>이다.
지상 1층과 지하 1층으로만 구성된 오랑주리 미술관에서
1층 전시장 전체가 <수련> 작품으로만 구성되어 있으니
거의 모네 미술관인 셈이다.
사람들은 왜 모네 작품을 보러 오는 것일까?
오랑주리 미술관에는 수 많은 사람들이 모네의 이 거대한 작품을 보러 온다.
본인은 미술에 관심이 없어서 오랑주리 미술관에 올 생각이 없었으나
가족여행이다보니 하는 수 없이 오게 됐다.
본인은 그냥 왔으니 그러려니 하지만 궁금했다.
사람들은 왜 이곳에 와서 모네의 작품을 보는 것일까?
모네가 유명한 화가이고 <수련>이라는 작품도 유명해서
그래서 오는 이유가 가장 클 것이라는 게 내 생각이다.
마치, 루브르에 있는 모나리자처럼.
오랑주리 미술관을 자의가 아닌 타의로 갔다면
루브르는 자의로 갔다.
앞서 말했듯이, 본인은 예술에 대해 잘 모른다.
그럼에도 루브르에 갔을 때 모나리자를 보러 갔다.
모나리자에 대해 특별히 무얼 알고 있는 것도 아니다.
그냥 유명하니까, 여기까지 왔으니까, 그냥 보러 갔다.
여러 인파들을 뚫고 모나리자를 앞에서 보았을 때의 느낌은
14년 전에 모나리자를 처음 봤을 때와 다르지 않았다.
'아 이게 원본이구나'
이게 전부였다. 그냥 허무 그 자체였다.
그래서 궁금했다.
모나리자가 유명한 것도 알겠고 다비치가 유명한 것도 알겠다.
다비치는 뭐 사람 자체가 워낙 천재적인 사람이라 왜 유명한지는 알겠지만
모나리자만은 아직도 왜 유명한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냥 의미를 알 수 없는 미소를 짓고 있는 여인의 그림인데 말이다.
마찬가지 이유에서 이 오랑주리 미술관에 전시된 <수련>이 왜 유명한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냥 모네라는 작가가 유명하니까 작품이 유명한 것이라면
난 납득이 되지 않는다.
무언가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는 그런 무언의 것이 존재하기 때문에
모나리자와 <수련>이 유명한 것일 터인데, 그게 무엇일까.
색채
누나와 함께 오랑주리 미술관에 왔고 누나가 모네의 '팬'이다 보니 나에게 설명을 해주었다.
이 색채를 보라고, 이 색채를 어떻게 구현했는지 보라는 것이다.
색채가 아름다운 것이라면 글쎄다.
모네가 <수련>을 그린 것은 어느 정원에서였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모네는 현실에 존재하는 것으로부터 영감을 받아 그 자연현상을 그린 것이라 생각된다.
그렇다면 모네가 영감을 받은 그 자연현상을 찍은 사진의 색채가 더 아름답지 않을까?
물론 모네가 살던 시기에 지금과 같은 카메라가 있었을 리 없지만
만약에 있었다면?
모네의 <수련>은 파노라마 형태로 되어 있다.
카메라로 모네가 본 풍경을 파노라마로 사진을 찍은 뒤
포토샵으로 색채를 수정한다면 모네가 그린 <수련>보다 월등히 아름답지 않았을까?
어떤 사람들은 현실적인 사진보다 그림체와 같은 색감을 원할 수 있다.
하지만 이것 또한 포토샵으로도 구현할 수 있다.
그리 이쁘지는 않지만 대충 뭐 이렇게.
앞서 말했듯이, 모네가 살던 때에는 카메라나 포토샵이 없었기 때문에
'모네가 왜 사진을 찍고 포토샵을 안 썼느냐'를 말하려는 게 아니다.
모네의 작품은 카메라가 없던 시절에
'내가 이리 아름다운 걸 봤는데, 당신도 내가 봤던 걸 봤으면 좋겠소'라는 마음으로 그린 것이라면
(실제로 모네는 사람들이 미술관에 와서 자신의 작품을 보며 마음의 안정을 얻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현재 시점에서는 더 아름다운 것을 사진으로 구현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아름답다는 게 주관적이기는 하지만 사물을 보고 그대로 그린 것이라면
(물론 상상도 동원했겠지만)
원본이 더 예쁠 수 밖에 없는 것 아닌가.
요즘은 다들 사진으로 여러 아름다운 풍경들을 접한다.
그런 의미에서, 사람들이 모네의 작품이 예뻐서 오는 것이 맞는지 의문이 든다.
작품을 만드는 데 들어간 노력을 보고 오는 것일까?
그렇게 따지면 세상에서 가장 힘들게 미술 작품을 만든(그게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사람의 작품이
가장 유명해야 하지 않을까.
프랑스의 미술관을 가며 여러 생각이 들었다.
과연 예술이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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