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차 ]
1. 맥주 애호가들이라면 무조건 들려야 하는 장소
파리에 가기에 앞서 암스테르담을 경유하게 되어서 무엇을 할지 고민하던 중,
암스테르담에 하이네켄 박물관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하이네켄은 광고로 제임스 본드를 자주 출연시킨 바 있는데,
007 시리즈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하이네켄에 당연히 많이 마셔본 적이 있기에
무조건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약은 Heineken Experience 사이트에서 23유로를 내면 할 수 있다.
하이네켄 경험 뿐만 아니라 배를 타며 암스테르담의 운하를 투어하고 싶다면
Viator에서 40유로로 예약을 할 수 있다.
2. 신나는 하이네켄 박물관 투어
2.1. 천천히 와도 된다.
투어 시각이 10시 30분인데 도착은 10시 31분에 해서 걱정이 되었다.
1분 늦었다고 해서 입장 불가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였다.
하지만 실제 투어 시각은 그 보다 훨씬 이후인 10시 45분쯤에 시작됐다.
너무 늦으면 안 되겠지만 그래도 조금 늦었다고 초조해 할 필요는 없다.
2.2. 양조장으로서의 기능을 잃어버린 박물관
여기 오기 전까지는 이곳이 아직도 양조장으로서 기능한다고 생각했었는데,
양조장으로서의 기능은 1988년에 끝나고 그 이후로부터는 박물관으로 활용되고 있다.
투어가 끝나고 나서 하이네켄 생맥주를 2잔 마실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데,
여기서 갓 만들어진 맥주를 맛보고 싶었기에 아쉬운 소식이었다.
이 두 코인으로 투어 종료 후에 맥주를 마실 수 있다.
잃어버리면 못 마시니 잘 갖고 있어야 한다.
2.3. 본격적인 투어 내용
2.3.1. 하이네켄의 역사
처음에는 하이네켄의 역사에 대해서 설명한다.
1875년에 파리에서 맥주 대회?에 참여해서 얻은 상이라고 하는데,
그 때 상을 받은 것이 엄청난 자부심이었던지, 이 마크는 하이네켄 병 뚜껑에서 볼 수 있다고 한다.
(직원 왈 "이게 없으면 여러분이 뭘 마셨는지 모르겠지만, 하이네켄은 아닙니다")
미국의 금주법이 30년대에 폐지된 이후에 하이네켄이 가장 먼저 미국 시장에 진입했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하이네켄은 심슨에서 자주 등장할 정도로 미국에서 유명한 맥주가 되었다고 한다.
하이네켄의 설립자. 제라드 아드리안 하이네켄.
22살의 나이에 하이네켄을 1864년에 설립하였다고 한다.
가족 자금을 투자할 방법을 찾던 중 어머니의 도움으로 암스테르담에 있는De hooiberg 양조장을 매입하였고
이를 통해 하이네켄을 설립한 것인데, 경력이 부족했음에도
최고품질 맥주를 만들어 나가겠다는 노력으로 창업 3년 후에 사업을 확장시켰다고 한다.
그리고 사업 확장의 일환으로 Stadhouderskade에 양조장을 만들었고
이곳이 현재 그 박물관이 된 것이다.
1900년대 초반 메뉴판. 지금과는 병 모양도 그렇고, 상표가 많이 다르다.
창립자인 아드리안은 맥주 품질을 높이기 위해서
양조장 업계에서 처음으로 실험실을 열었다고 하는데,
이를 통해 맥주를 향한 그의 열망을 확인할 수 있다.
코카콜라에 비밀의 레시피가 있다면 하이네켄에는 'A'효모가 있다.
맥주 생산 후반 단계에 이 효모를 추가하는데, 이게 하이네켄과 다른 맥주와 차이를 낸다고 한다.
이를 엘리온 박사가 1886년에 만들었다고 한다.
상표도 시간이 흐름에 따라 계속 진화해온 것을 볼 수 있다.
2.3.2. 하이네켄 제조 과정
정제된 물과 맥아 보리를 섞어서 매쉬를 만들고
매쉬를 78도로 끓이면 설탕과 알코올이 나온다고 한다.
이후 액체만 따로 빼내기 위해서 매쉬를 걸러내고
톡 쏘는 맛을 추가하기 위해서 홉을 넣고
발효 탱크에 옮겨진 뒤 "A"효모가 추가된다.
이후 21일동안 숙성 후에 하이네켄이 만들어지는 과정이다.
"A" 효모 제조법은 지구상에서 8명밖에 모른다고 한다.
원래 이곳에서 4개의 탱크 2세트, 그러니까 총 8개의 탱크로
매쉬를 만들고 매쉬를 액체로부터 분리하며
홉을 넣고 "A"효모를 추가하여 숙성하는 4개의 과정이 진행되었다고 한다.
근데 참, 양조장인지, 성당인지, 건물 내부가 참 예술적이다.
앞서 말했던 매쉬의 모습.
정제수와 맥아보리를 섞은 매쉬를 가열하는데, 참 구수한 향기가 났다.
관광객들이 이거 맛있냐고 하니까, 가이드가 본인도 안 먹어봐서 모르겠다고 했는데,
다른 관광객이 말하기를, 꽤나 맛있다고 한다.
그래도 뭐, 맥주만큼 맛있지는 않을 것이라는 데에는 모두들 동의했다.
2.3.3. 드디어 맥주를 맛보다.
맥주를 맛보기에 앞서서 하이네켄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시각적으로 영상을 통해 보여준다.
매쉬가 만들어지는 것에서부터 숙성이 완료되고
패키징되어 소비자에게로 전달되는 과정까지 보여주는 영상인데,
시각적으로 매우 흥미로웠다.
그리고 이후, 맥주를 드디어 맛보게 된다.
이거는 코인을 안 주고 마시는 무료 맥주다.
일단 너무 먹음직스러워서 벌컥벌컥 마셨는데,
한계효용의 법칙 때문인가? 목이 말라서 편의점에서 파는 맥주보다 맛있게 느껴진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지금까지 맛본 하이네켄 중 단연 최고라고 할 수 있다.
가이드가 하이네켄에서는 원래 바닐라 맛이 느껴진다고 하는데,
가이드에게 미안하지만 그 누구도 그 맛은 느끼지 못한 것 같다.
가이드도 관광객들과 건배를 하기 위해서 맥주를 들었지만 마시지는 못하기 때문에
'누구 마실 사람 없나요'라고 하길래 본인이 바로 마시겠다고 했다.
덕분에 맥주를 4잔 마실 수 있었다.
그리고 계속 둘러보며 내려가다보면 바가 나타난다.
바로 이곳에서 투어 시작 전에 얻은 코인을 쓰면 된다.
이 맥주는 당연히 이 박물관에서 생산된 것은 아니고 남부 네덜란드에서 생산된 생맥주라고 한다.
이미 맥주 3잔을 마셨다보니 취기가 올라와서 다음 여행에 차질이 생길 것 같았다.
그래서 제로 알콜 하이네켄을 마시기로 했다. 디자인도 괜찮아보여서 맛이 꽤나 괜찮을 줄 알았는데
맛이 매우 없었다.
그래서 바에서 맥주를 서빙하는 가이드한테 제로 알콜 맥주 제조 공정은 뭐가 다른지 물어봤다.
하지만 딱히 다른 건 없었다. 동일한데 알콜만 끝에 거르는 작업을 거친다는 것이다.
원래 맥주 만드는 방법이 아니다보니 맛이 좀 없을수밖에 없다는데,
덕분에 알게 됐다. 무알콜 맥주 마실 바에는 차라리 콜라를 마시는 게 낫다는 것을.
3. 암스테르담에서 꼭 가야 할 장소
하이네켄 익스피리언스를 통해서 하이네켄의 역사를 알게 되었고
맥주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구체적으로 알게 되었다.
매니아까지는 아니지만 맥주를 원래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정말 감동 깊은 곳이었던만큼,
암스테르담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공간이기도 하다.
다음에 또 오고 싶을 정도로 좋은 곳이니 암스테르담에 가면 꼭 방문해보길 바란다.
'해외여행 > 유럽' 카테고리의 다른 글
파리 1구 호텔 숙소 - 웨스틴 파리 방돔 주니어 스위트룸 숙박 후기 (0) | 2024.03.05 |
---|---|
프랑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리옹 근교 중세마을 페루주 Pérouges 마을 방문기 (0) | 2024.03.04 |
TGV 1등석 vs KTX 특실, TGV 1등석 굳이 탈 필요 없는 이유 (2) | 2024.03.03 |
파리 디즈니랜드 관람 솔직후기, 놀이기구, 음식, 불꽃놀이 후기 (0) | 2024.03.01 |
파리 디즈니랜드 인근 숙소 매리어트 빌리지 숙박 후기 (0) | 2024.02.29 |